옥주현 - Reflection
아빠 베개
아빠 베개 - 유희열의 스케치북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머리카락 쓸어 넘긴
고운 손길 바람이었나
못다 밝은 하늘 속에
새벽 별이 날 내려본다
기다리다 잠이 든 밤에
찬 볼 비벼 나를 깨우던
눈 감고도 알 수 있었던
그 향기가 난다
어둔 길은 걷지 마라
야단맞으며 아빠랑 걸었던 길엔
이젠 불빛 밝았어도
혼자 걸을 땐 바람만
또박 또박 눌러 쓴 글자
하고 싶은 많은 얘기들
우표 없는 편지봉투만
차곡 쌓여간다
어둔 길은 걷지 마라
야단맞으며 아빠랑 걸었던 길엔
이젠 불빛 밝았어도
혼자 걸을 땐 바람만
창문을 닫아봐도
바람이 스며들고
가슴을 여며봐도
기억이 파고든다
그리운 기억이
어둔 길은 걷지 마요
꿈에서라도 그 얼굴 가리울까 봐
들릴까요 나의 맘이
이렇게 잘 있어요
이렇게 잘 컸어요
이렇게 사랑해요
못다 내린 어둠 위로
저녁 달이 또 떠오른다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집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나 걸어요 집 앞 골목을
매일 지나치던 이 곳이 참 낯서네요
난 결국 여깄는데
난 나였는데 왜 힘겨웠나
어른이 될 내 모습 그려보던
어린 내가 웃고 있네요
웃는 건 그대로네
다시 집을 짓고 싶어
아무 말없이 쉴 수 있는 나만의 방을
깊은 꿈을 꾸고 싶어
햇살 만으로 깰 수 있는 곳에
내일은 또 나는 어디에
또 소란스런 아침이 오네 저기
문 열리면 다시 밖으로
가장 익숙했던 풍경 속에 날 맞추며
겁이 더 많아지면 더 웃게 되는
아이들처럼 불안해요
모두 그런 거겠죠
나 혼자만 거짓말하나요
그대는 괜찮나요?
다시 나를 짓고 싶어
흔들림 없이 아름답고 단단한 나를
깊은 잠을 자고 싶어
아픈 모든 건 다 잊어버릴 만큼
뒤척이며 밤을 지새다
또 소란스런 아침이 오네 저기
시간은 무얼 했는지
흐르고는 있는지
어쩜 조금도 자란 게 없는
여기 내 안의 작은 아이
나만 이런 건 아닌가 싶어
나만 멈춘 건 아닌 건지
자꾸 돌아보지 않을래
다시 집을 짓고 싶어
다시 집을 짓고 싶어
바람 불 때면 바다가 오는 그런 곳에
문을 열어두고 싶어
두려운 것이 없는 사람처럼
아침이면 거짓말처럼
그 집에서 눈을 뜨게 해줘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지혈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널 만난 건 끝나버린 이야기처럼
이쯤에서 스치는 인연이라고
널 보낸 건 어쩌면 다 짜여진 대로
겸허하게 인정할 이별이란 걸 안다고
아프게 흘러 여기에 흘러
멎지를 않아 애쓰는
제발 나를 바라봐주길
무섭게 흘러
나도 모르게 눈물만
너를 보겠다고 오늘도
I know... You know...
이별이야 죽고 사는 문젠 아닌걸
한두 번도 아닌데 놀랄 것 없다고
이상하게 나쁜 예감은 틀린 적 없나
영원한 순간이란 없단 걸
이제야 좀 알게 됐단 게
아프게 흘러 여기에 흘러
멎지를 않아 애쓰는
제발 나를 바라봐주길
무섭게 흘러
나도 모르게 눈물만
차가워진 너를 불러
나는 한숨으로 너를 불러 I Cry
끝이란 게 어딘지 제발 대답해줄래
불 꺼진 무대 뒤 숨는 너
눈을 뜨면 너를 찾는 난
이뤄질 수 없는 꿈꾸며
홀로 서는 내가 미워 더 더 더 더 더
하루가 숨차..
자꾸만 흘러 발끝에 잠겨
아물지 않아 오늘도
온 몸으로 잡아보지만
눈가에 번져 나의 모든 게 그쳐가
여기에서 멈춰 제발
그만하면 멈출 때가 됐어
I Don't Cry
******************************
우연히 듣게 된 노래입니다.
앨범 reflection에 수록된 곡들이구요.
가사가 너무 좋네요...
가창력도 대단합니다.